환자는 고혈압 당뇨 치료를 원하지만, 병원에서는 치료가 아닌 관리를 해준다

병을 대하는 의사는 처음부터 ‘관리’를 전제로 환자를 대합니다
왜 치료가 아닌 관리를 하는지 설명하고 환자 스스로 선택하게 도와야 합니다

의사는 치료와 관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해야 합니다. 환자 스스로 선택해나갈 수 있도록 잘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들은 의학적인 지식이 없으므로 자기가 받는 것이 치료인지, 아니면 관리인지 잘 모릅니다.

환자는 치료를 기대하지만, 의사는 으레 관리를 전제로 합니다.

아프니까 일단 병원에 가면 치료를 해줄 것이라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거라고 기대를 합니다.

아마 단지 관리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병원에 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환자와 달리 그 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는 그 병이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임을 알고 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관리를 전제합니다. 그렇다고 ‘이 병은 치료가 아니라 관리의 대상입니다’ 라는 설명을 환자에게 직접 하지는 않지만, 으레 그렇게 여기는 것입니다.

의사는 병을 평생 관리한다고 생각하고 환자도 그런 생각으로 대하며 검사도 하고, 지시도 합니다. 사실 환자는 치료를 기대하고 가는데 실제로는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사실 이런 점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설명을 듣지 못하고, 또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까 병원에 가는 사람은 치료를 기대하고, 해주는 사람은 관리를 해주는 엇박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열심히 하면 치료가 끝날 것이라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지금까지 했는데도 원점에 있구나, 해놓은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몸은 나빠지고 약은 더 늘어납니다.

환자는 이런 점을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 실망하게 되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이 병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임을 알리고, 치료와 관리의 의미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설명을 해야 합니다.

또 환자 스스로 선택해나갈 수 있도록 잘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수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가르치는 의사나, 듣는 환자나 그런 수준이 아닌 현실이 굉장히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런 현실을 다 개선해야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상당히 난감한 형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