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은 안 빠지는 살, 이렇게 살다 간다

마음대로 살겠다는 마음이었는데.. 현미채식으로 고혈압과 비만 치료된 것 보고 새 희망 얻어

집에 가면 가족에게 내가 변한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구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우리 구민 중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현미채식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나만 아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 한00 (비만, 고혈압, 힐링스쿨 52기)

저는 무척 뚱뚱했고 고혈압과 과지혈증으로 10년간 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건강이 걱정되어 매년 종합검진을 받으면서도 더 나빠지지 않았다고 살만 빼란 말만 듣고, 안 빠지는 살을 끼고 스트레스만 받았습니다.

살이 빠지는 것 기대도 안 했던 삶

12년 동안 매일 낮밤으로 외식을 하고 스트레스, 만성두통과 위장염으로 고생하면서도 저는 안 빠지는 살이고 스트레스 살이라고 체념하며 살았습니다.

저보다 먼저 힐링스쿨에 다녀온 친척의 말에, 애들 아빠는 살 좀 빼고 혈압도 내리고 오라고 반 강제로 저를 보냈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 입학을 하고 보니 전혀 사전 지식이 없이 대하는 낯선 환경이 나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높은 산에 오르고, 계속 절을 하는 과정에서 무릎 연골이 파괴되었습니다. 아파서 다듬는 관절경 시술을 양쪽에 다 했습니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일이 무척 곤욕스러운데 숙소도 2층이고 강의실도 다른 계단 쪽에 있었습니다.

짜증과 후회로 밤에 잠도 안 왔습니다. 같은 방 사람들은 좋았지만, 저는 불편했고 또 불편을 줄까 봐 조심스럽고 신경이 쓰였습니다.

빡빡한 수업과 낯선 채소, 현미 생쌀. 무척이나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고 나의 모습이 딱해 보이셨는지 박사님께서는 일일이 저를 지적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살이 쪄서 무식해 보이고 미련해 보여 무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을 빼고 싶어 곡식을 끊었는데, 곡식을 끊으라고 하셨습니다. 또 서러웠습니다.

계속 곡식을 끊고 잎채소를 나름 많이 가져다 먹었습니다. 속이 메스껍고 쓰고 했습니다. 매의 눈으로 쏘아보시는 박사님을 의식 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0.5kg씩 살이 차츰차츰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혈압도 조금이지만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고 재미있어졌습니다.

박사님은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박사님의 매의 눈이 없었다면 나는 내 마음대로 먹고 싶은 것들을 생각 없이 다 먹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주 현미채식에 만성두통, 손 저림 증상까지 사라져

평생 깊은 잠을 못 자고 긴장하고 피곤해하면서도 잠의 중요성을 몰랐습니다. 자고 깨면 깨나 보다, 하면서 깨면 놀고 잠들면 자고 불규칙하게 살아왔습니다.

여기서는 밤 10시에 불을 끄니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아서 약을 먹었습니다. 약을 먹고도 깊은 잠에 못 들었습니다.

어쩌다 깊은 잠을 잤다 싶으면 혈압이 뚝 떨어져 있었습니다. 130/83, 127/88, 깊은 잠을 조금 잔 날은 수치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나는 잠의 중요성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운동으로 살이 안 빠진다 해도 아픈 무릎으로 한 시간씩 걷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고관절 근처와 허벅지 종아리 등이 뭉치는 듯 아팠지만 참고 걸었습니다. 아파도 다음날 또 걸으니 안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신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체중도 내리고 혈압도 내려갔고(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운동도 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토론 중에 다른 분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두통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성두통이라고 진통제만 쓰고 머리 사진만 찍었는데, 여기 와서 이 긴 시간 동안 두통이 없어진 걸 깨달으니 신기했습니다.

또 손가락에 쥐가 나서 버릇같이 손을 흔들며 다녔는데, 어떤 분이 손가락 저림이 없어졌다고 하는 말에 나도 번쩍 정신이 들어 손을 보았습니다. 손끝만 약간 저릴 뿐 흔들 정도로 쥐가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메 이것도 나았네~’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두 번째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매년 종합검진을 받아도 의사가 약주면 먹고 괜찮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했지 수치를 계산해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총 콜레스테롤이 178에서 138로 40이나 떨어졌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중성지방은 166에서 83으로 반이나 내려갔습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반갑고 기뻤습니다. 모든 것이 수치로 나오니 확인이 되는 것입니다.

동물성식품 즐겨 먹는 가족에게 변한 내 모습 보여줄 것

이렇게 길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쥐가 나고 저려서 글씨도 잘 못 쓰고 자꾸 손을 털어야 했는데.. 이 모든 것이 현미채식만으로 가능하다니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살은 안 빠지는 살이라고 이렇게 살다가 간다고!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스트레스 받느니 먹고 싶은 것 실컷 먹고 갈 때 되면 간다고! 그렇게 우기며 막 살아온 세월이 아까웠습니다.

저는 노부모님을 모시고 요양 때문에 시골에 있습니다. 그래서 돌아간 후의 시간이 보통 걱정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은 고기, 생선, 달걀은 필수. 동물성식품은 삼시세끼 밥상에 있어야 하는 기본 반찬입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기본이고요.

전화로 남편에게 얘기 했더니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아! 가족과의 전쟁이 시작 되겠구나. 방법이 없습니다. 내가 변한 모습을 보여 주는 수밖에.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우리 구민 중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현미채식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나만 아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황 박사님을 만난 것은 나의 제2의 생명이며 기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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